나빌레라^^ 2024. 10. 4. 14:50


이 가을 나는 몹시 아프다
사랑도 되지 않고
미움도 되지 않는다
그대를 온전히 사랑한 적이 없고
그대를 제대로
미워한 적도 없다
늘 어정쩡한 거리에 서서 곁눈질만 하였다.

나의 삶, 차라리 이 가을
그대를 절실히 미워하다가
차라리 이 가을
그대의 발을 내 눈물로 씻기고 싶다
저 지는 낙엽처럼
나도 나에게
이별하여 죽어지고 싶다.


가을 고해 / 홍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