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곳

국화 향기

나빌레라^^ 2024. 10. 28. 23:38

 

 


 

 


 
묵향 화선지 위 번지어
하얗게 밤 지세는 별빛
산 정상 붉던 날들의 그리움
어느덧 산 아래
강물까지 별빛이다
 
국화 향 저고리 깃 여미어
엷은 가슴팍 시리게 찬 기운
풍지 문밖
창백한 달빛 엿보면
가랑잎 밟혀 오는 사람 발소리 감춘다.
 
묵향 번진 위에 핀 국화
창 잡고 소리죽인 그윽한 빛
하얗게 기대여
허허로운 마음
붓 접어 붉은 계절 고요히 잠재워간다. 


국화 향기 / 이영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