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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세계

강이 흐르리 ... 이외수

by 나빌레라^^ 2024. 12. 26.


이승은 언제나 쓰라린 겨울이어라,
바람에 베이는 살갗

홀로 걷는 꿈이어라,
다가오는 겨울에는 
아름답다,
그대 기다린 뜻도
우리가 
전생으로 돌아가는

마음 하나로 아무도 없는
한적한 길,
눈을 맞으며 걸으리니,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마다 겨울이 끝나는
봄녘 햇빛이 되고
오스스 떨며 나서는

거미의 여린 실낱 맺힌 이슬이 되고
그 이슬에 비치는

민들레가 되리라,

살아있어 소생하는

모든 것에도,
죽어서 멎어 있는 모든 것에도,
우리가 불어 넣은 
말 한 마디.

아, 사랑한다고
비로소 얼음이 풀리면서
건너가는 나룻배
저승에서

이승으로 강이 흐르리.


  강이 흐르리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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