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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음악처럼..38

갈잎의 기도 ... 정유찬 푸른 이파리가 노랗고 붉게 물 들어도 변했다 하지 마세요 색이 변한다 해서 맘까지 변할까요 같은 가지에 매달린걸요 색이 다 변하고 가지에서 떨어져 나와도 떠났다 하지 말아요 그대 향한 그리움 가을 가고 겨울바람에 쓸려도 깊어만 갈 테니 다시 올 가을까지 잊지 말아 달라고 아픈 기도를 할 뿐 입니다.갈잎의 기도 / 정유찬 2024. 12. 22.
담쟁이꽃 ... 마종기 따뜻하구나, 보지도 못하는 그대의 눈.누가 언제 나는 살고 싶다며새 가지에 새순을 펼쳐내던가.무진한 꽃 만들어 장식하던가.또 몸풀 듯 꽃잎 다 날리고헐벗은 몸으로 작은 열매를 키우던가.누구에겐가 밀려가며 사는 것도눈물겨운 우리의 내력이다.나와 그대의 숨어 있는 뒷 일도꽃잎 타고 가는 저 생애의 내력이다.담쟁이꽃 / 마종기 2024. 12. 19.
구름이 예쁜 날 ... 정유찬 하늘 하늘 떠 있는구름 한 뭉텅이하늘 모서리에 두 웅실뭉글 뭉글 멈춰 선솜 구름 틈새로햇살이 삐쳐 나오고저기 저 흰 구름이먹물 구름과 겹쳐지면구름 사이 파란 하늘이더 파래 보여구름이 예쁜 날 구름이 예쁜 날 / 정유찬 2024. 12. 15.
한 잔의 커피가 있는 풍경 ... 용혜원 한 잔의 커피도우리들의 인생과 같다.아무런 의미를 붙이지 않으면그냥 한 잔의 물과 같이 의미가 없지만만남과 헤어짐 속에사랑과 우정 속에 의미를 가지면그 한 잔의 작은 의미보다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리들의 인생도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따라 의미가 다를 것이다. 모두 저 마다의 삶의 의미를 갖고저 마다 자기의 삶을오늘도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한 잔의 커피에 낭만과 사랑을 담고 마실 줄 아는 사람들은그들의 삶에도 역시낭만과 사랑이 있으리라.한 잔의 커피가 있는 풍경 / 용혜원 2024. 12. 11.
참회 ... 정호승 나 이 세상에 태어나지금까지나무 한 그루 심은 적 없으니죽어 새가 되어도나뭇가지에 앉아 쉴 수 없으리​나 이 세상에 태어나지금까지나무에 물 한 번 준 적 없으니죽어 흙이 되어도나무 뿌리에 가 닿아 잠들지 못하리,​나 어쩌면 나무 한 그루 심지 않고늙은 죄가 너무 커죽어도 죽지 못하리,​산수유 붉은 열매 하나쪼아 먹지 못하고나뭇가지에 걸린 초승달에한 번 앉아 보지 못하고발 없는 새가 되어이 세상 그 어디든 앉지 못하리.​그 어디든 앉지 못하리..​​참회 / 정호승 2024. 12. 5.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풀밭이 달라지겠냐고말 하지 말아라.​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결국 풀밭이 온통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나 하나 물 들어산이 달라지겠냐고말 하지 말아라​내가 물 들고 너도 물 들면결국 온 산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2024.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