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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음악처럼..56

봄이여, 4월이여 ... 조병화 하늘로 하늘로 당겨 오르는 가슴 이걸 생명이라고 할까 자유라고 할까 해방이라고 할까 ​4월은 이러한 힘으로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을 밖으로, 밖으로, 인생 밖으로 한없이, 한없이 끌어내어 하늘에 가득히 풀어놓는다 ​멀리 가물거리는 것은 유혹인가 그리움인가 사랑이라는 아지랑인가 잊었던 꿈이 다시 살아난다 ​오, 봄이여, 4월이여 이 어지러움을 어찌하라.봄이여, 4월이여 / 조병화 2025. 4. 14.
사월의 눈 ... 나희덕 햇빛에게 조차 잊혀져 너무 깊이잠들어 버린눈의 기억을 잃어 버린옆으로 옆으로 밀려 나그늘진 비탈 쪽으로 더 깊이뿌리내린,​흙먼지와 뒤엉켜아래부터 조금씩 굳어가고 있는무기력의 힘으로너무 단단해진,​다시는 물이 되어 저기 저 시냇가로돌아갈 수 없는 어느 날아무도 모르게먼지로 날아 오를..​사월의 눈 / 나희덕Hans Zimmer / Interstellar / Imperial Orchestra 2025. 4. 8.
꽃씨의 말 ... 김난석 안으로 걸어 닫은 작은 다락방웅크리고 들어 앉은 긴 긴 묵상머리 조아린다고 기도가 되는 건 아니지두 손 가슴에 모은다고 기도가 되는 것도 아니지꽃잎이 꽃잎을 감싸꽃송이를이룬 듯이꽃들이 꽃들을 감싸꽃다발을 이룬 듯이어제의몸짓으로 내일을 열어야지.꽃씨의 말 / 김난석 2025. 4. 2.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너는 꽃이다​모든 꽃나무는홀로 봄 앓이하는 겨울봉오리를 열어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너의 전 생애는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두 가지일 것이니​꽃이 필 때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꽃나무 자신​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너는 곧 꽃 필 것이다.​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2025. 3. 27.
3월의 축복 ... 오보영 님 베푸신 축복에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요그간 여러모로 편치를 않아유난히 애타하며 기다리던 봄 이전보다 훨씬 더따사한 햇살포근한 기운 품고 다가 왔으니가뿐해진 몸홀가분해진 맘으로내일 향한 발걸음더 힘차게 내딛어야지 돋아나는 새싹들더 푸르게 키워가야지,3월의 축복 / 오보영 2025. 3. 18.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울지 마라세상에 뿌리 하 나 내려두고사는 일이라면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소나무 가지 하나가꽃보다 아름다운 것도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어둠도 제 살을 씻고빚을 여는 아픔이 된다.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2025.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