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음악처럼..57 쉼터 ... 나호열 여리고 작은 새일수록 위험하다날개 돋힌 그날부터 하늘은경외이며 공포그들의 비상은지상에 내려앉기 위한 불치의 고통,부러질 듯바람에 휘는 나뭇가지 위에서함께 흔들리는 하루어린이 놀이터 그네에 흔들리며나뭇가지에 앉아 있는작은 새들을 본다.그들은 쉬기 위하여 한결같이 가는 나뭇가지를 잔뜩 움켜쥐고 있다.쉼터 / 나호열 2025. 2. 4. 동백꽃 ... 문정희 나는 저 가혹한 확신주의자가 두렵다.가장 눈부신 순간에스스로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저 토록분명한 순간의 소멸을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모든 언어를 버리고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나는 차마 발을 내 딛지 못하겠다.전 존재로 내 지르는피 묻은 외 마디의 시 앞에서나는 점자를 더듬듯이절망처럼난해한 생의 음표를 더듬고 있다.동백꽃 / 문정희 2025. 1. 30. 피아니스트 폴리니 연주회 ... 마종기 흰 배경으로두 마리 새가 날아 올랐다,새는 보이지 않고날개 소리만 들렸다,너는 아니라고고개를 젓지만나도 보이지 않고 한 길로만살고 싶었다. 이 깊고 어려운 시절에는말하지 않아도 귀는 듣고서로 붙잡지 않아도손은 젖는다.. 피아니스트 폴리니 연주회 / 마종기 2025. 1. 21. 와사등 ... 김광균 차단 한 등불이 하 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긴 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무성한 잡초 인 양 헝클어진 채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 바깥에 스미는 어둠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지고 왔기에길 게 늘인 그림자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가라는 슬픈 신호기차단 한 등불이 하 나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와사등 / 김광균 2025. 1. 17. 목이 긴 새 ... 천양희 오르고 또 올라도 하늘 밑이다몇번이나 강 건너 하늘을 본다하늘 끝 새를 본다그걸 오래 바라보다나는 그만 한 사람을 용서하고 말았다용서한다고 강물이 거슬러 오르겠느냐강둑에 우두커니 서 있으니 발끝이 들린다.내가 마치 외다리로 서서몇시간 꼼짝 않는 목이 긴 새 같다혼자서 감당하는 자의 엄격함이 저런 것일까물새도 제 발자국 찍으며 운다발자국, 발의 자국을 지우며 난다.목이 긴 새 / 천양희 2025. 1. 11. 어머니 ... 김초혜 한 몸이었다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주고 아프게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어이 알았으리.쓴 것만 알아쓴 줄 모르는 어머니,단 것만 익혀단 줄 모르는 자식.처음대로한 몸으로 돌아가서로 바뀌어 태어나면 어떠하리..어머니 / 김초혜 2025. 1. 5. 이전 1 2 3 4 5 6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