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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그리움 & 고독63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되고 싶었는데,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되고 말았다.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밤이면 고요히일기를 쓰는 사람이되고 싶었는데,구겨진 속옷을 내 보이듯매양 허물만 내 보이는 사람이되고 말았다.사랑하는 사람아,너는 내 가슴에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있고,나는 박힌 별이돌처럼 아파서이렇게,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비망록 / 문정희 2025. 7. 4.
6월 ... 김용택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6월의 나뭇잎에바람이 불고 하루해가 갑니다불쑥불쑥 솟아나는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주저 앉힐 수가 없습니다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보고 있곤 합니다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6월의 나뭇잎이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6월 / 김용택 2025. 6. 23.
기다리는 사람 ... 김재진 설령 네가 오지 않는다 해도기다림 하나로 만족할 수 있다.지나가는 사람들묵묵히 쳐다보며마음 속에 넣어둔 네 웃는 얼굴거울처럼 한 번씩 비춰볼 수 있다.기다리는 동안 함께 있던 저무는 해를눈 속에 가득히 담아둘 수 있다.세상에 와서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것알고 보면 기다림이다.기다림의 다른 이름이다.기다리는 동안 따뜻했던 내 마음을너에게 주고 싶다.내 마음 가져간 네 마음을눈 녹듯 따뜻하게 녹여주고 싶다.삶에 지친 네 시린 손잡아주고 싶다.쉬고 싶을 때 언제라도 쉬어갈 수 있는편안한 기다림으로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고 싶다.기다리는 사람 / 김재진 2025. 6. 17.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배고픈 늦은 밤에울음을 참아내면서너를 찾지만이미 너는 내 어두운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이름을 부르면이름을 부를수록너는 멀리 있고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2025. 6. 8.
멀리 있기 ... 유안진 멀리서나를 꽃이 되게 하는 이여향기로 나는다가 갈 뿐 입니다.멀리서 나를별이 되게 하는 이여눈물 괸 눈짓으로 반짝일 뿐 입니다.멀어서 슬프고슬퍼서 흠도 티도 없는사랑이여죽기까지 나향기 높은 꽃이게 하여요죽어서도 나빛나는 별이게 하여요.멀리 있기 / 유안진 2025. 6. 2.
사랑한다는 말 ... 김재진 누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하는 말속엔눈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들어 있다누가 누구에게사랑 받는다고 하는 말속엔햇빛처럼 가득한따뜻함이 들어 있다누가 누구를 사랑한다거나누가 누구를 한없이 기다린다는 말속에숨어 있는 예쁜 가시,누구를 사랑한다고 하는 말보다예리한 아픔은 없다.사랑한다는 말 / 김재진 2025.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