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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세계41

굽이 돌아 가는 길 ... 박노해 올 곱게 뻗은 나무들보다는휘어 자란 소나무가더 멋있습니다,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휘청 굽이친 강 줄기가더 정답습니다,​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 보다는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더 아름답습니다,​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주저 않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삶은 가는 것 입니다,그래도가는 것 입니다,​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굽이 돌아가는 길이멀고 쓰라릴지라도그래서 더 깊어지면 환해져 오는 길서둘지 말고 가는 것 입니다,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 입니다,생을 두고끝까지 가는 것 입니다.​​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2025. 1. 15.
인생 ... 정연복 한 세월 굽이굽이 돌아어느덧 나의 생은중천(中天)을 지나석양으로 기울고 있어라.​구름처럼 흘러 온 지난 세월에웃음의 꽃밭 사이로더러 눈물의골짜기도 있었네.​이제 남은 여생나 바라는 오직 한 가지는육신이야 좀 해어지더라도정신은나날이 가벼워져​바람의 춤을 추듯고운 노을로뉘엿뉘엿 지는 것.​인생 / 정연복대금, 아쟁 합주곡 / 유기준 & 김현호 2025. 1. 10.
겨울 기도 ... 마종기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잊지 않게 하시고​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고마워하게 하소서.​겨울에 살게 하소서.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쌓인 눈 속에편히 잠들 수 있는당신의 긴 뜻을 알게 하소서.겨울 기도 / 마종기 2025. 1. 6.
한 세상 산다는 것 ... 이외수 한 세상 산다는 것도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가슴이 있는 자부디 그 가슴에빗장을 채우지 말라,살아있을 때는 모름지기연약한 풀꽃 하나라도못 견디게사랑하고 볼 일이다.한 세상 산다는 것 / 이외수 2024. 12. 29.
강이 흐르리 ... 이외수 이승은 언제나 쓰라린 겨울이어라,바람에 베이는 살갗홀로 걷는 꿈이어라,다가오는 겨울에는 아름답다,그대 기다린 뜻도우리가 전생으로 돌아가는마음 하나로 아무도 없는한적한 길,눈을 맞으며 걸으리니,사랑한다는 말한 마디마다 겨울이 끝나는봄녘 햇빛이 되고오스스 떨며 나서는거미의 여린 실낱 맺힌 이슬이 되고그 이슬에 비치는민들레가 되리라,살아있어 소생하는모든 것에도,죽어서 멎어 있는 모든 것에도,우리가 불어 넣은 말 한 마디.아, 사랑한다고비로소 얼음이 풀리면서건너가는 나룻배저승에서이승으로 강이 흐르리.  강이 흐르리 / 이외수 2024. 12. 26.
들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무한 허공의 세상맨 몸으로 눕고맨 몸으로 일어서라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과거를 기억하지 말고미래를 갈망하지 말고오직 현재에 머물라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그리고는 침묵하라다만 무언의 언어로노래부르라언제나 들풀처럼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들풀 / 류시화 2024.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