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세계54 강이 흐르리 ... 이외수 이승은 언제나 쓰라린 겨울이어라,바람에 베이는 살갗홀로 걷는 꿈이어라,다가오는 겨울에는 아름답다,그대 기다린 뜻도우리가 전생으로 돌아가는마음 하나로 아무도 없는한적한 길,눈을 맞으며 걸으리니,사랑한다는 말한 마디마다 겨울이 끝나는봄녘 햇빛이 되고오스스 떨며 나서는거미의 여린 실낱 맺힌 이슬이 되고그 이슬에 비치는민들레가 되리라,살아있어 소생하는모든 것에도,죽어서 멎어 있는 모든 것에도,우리가 불어 넣은 말 한 마디.아, 사랑한다고비로소 얼음이 풀리면서건너가는 나룻배저승에서이승으로 강이 흐르리. 강이 흐르리 / 이외수 2024. 12. 26. 들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무한 허공의 세상맨 몸으로 눕고맨 몸으로 일어서라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과거를 기억하지 말고미래를 갈망하지 말고오직 현재에 머물라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그리고는 침묵하라다만 무언의 언어로노래부르라언제나 들풀처럼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들풀 / 류시화 2024. 12. 22. 꿈이라면 ... 한용운 사랑의 속박이 꿈이라면출세의 해탈(解脫)도꿈입니다웃음과 눈물이 꿈이라면무심(無心)의 광명도 꿈입니다일체 만법(一切萬法)이꿈이라면사랑의 꿈에서 불멸을 얻겠습니다 꿈이라면 / 한용운 2024. 12. 18. 그림 그리기 ... 마종기 한 그루 나무를 그린다.외롭겠지만마침내 혼자 살기로 결심한 나무.지난 여름은 시끄러웠다.이제는 몇 개의 빈 새집을 장식처럼 매달고이해 없는 빗소리에귀 기울이는 나무.어둠 속에서는 아직도 뜬 소문처럼사방의 새들이 날아가고,유혹이여.눈물 그치지 않는한 세상의 유혹이여.그림 그리기 / 마종기 2024. 12. 14. 마음 ...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 없이 물결을 재우느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마음 / 김광섭 2024. 12. 7. 명상 ... 윤동주 가츨가츨한 머리칼은오막살이 처마끝,쉬파람에 콧마루가 서운한 양 간질키오.들창같은 눈은 가볍게 닫혀이 밤에 연정은어둠처럼 골골히 스며드오.명상 / 윤동주 2024. 12. 3. 이전 1 2 3 4 5 6 7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