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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그리움 & 고독54

목마와 숙녀 한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때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등대에 .. 불이 보이지 않아도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우리는 버지.. 2024. 12. 25.
사랑 ... 이해인 문 닫어도 소용 없네그의 포로 된 후 편히 쉴 날하루도 없네아무도 밟지 않은 내 가슴겨울 눈밭 동백꽃 피흘리는 아픔이었네그가 처음으로 내게 왔을 때나는 이미 그의 것이었네부르면 빛이 되는 절대의 그 문닫아도 들어오네탱자꽃 하얗게가시속에 뿜어 낸 눈물이었네.사랑 / 이해인 2024. 12. 22.
쓰지 못한 시 ... 홍수희 당신을 위하여나는 '기쁨'이라고 적었네당신을 위하여 다시 나는'고통'이라고 적었네사랑을 위하여아 아 나는'매혹'이라고 적었네다가갈수록 알 수 없는 당신,사랑할수록 도무지 모를 당신,어린 내 영혼무량(無量)의 바다 위를표류하느니 사랑은 내게 쓰지 못한 시(詩) 낱자 하나를 적을 수 없는 광활한 백지사랑을 위하여끝내 나는'심연(深淵)'이라고 적었네.쓰지 못한 시 / 홍수희 2024. 12. 17.
아름다운 당신 ... 원태연 그 사람 이름을 당신이라고 합니다.잘생긴 턱선과시원한 이마를 가진그 사람 이름을당신이라고 합니다.터무니없는 많은 기억으로 상처 주시고그 터무니없이 많은 기억으로치료를 해주시는그 사람 이름을당신이라고 합니다.이렇게그 이름 떠올리는 것으로도충분히 행복한 일이지만그 이름 떠들어 댈 자격이 없는 몸이라눈물을 머금고그 사람 이름을아름다운 당신이라고만 합니다. 아름다운 당신 / 원태연 2024. 12. 14.
당신이면 참 좋겠습니다 ... 양애희 멋진 사랑가를 불러 내아름다운 뮤지컬로마음만 휘집어 놓을 붉은 빛내 사랑이사랑한다.. 사랑한다..입 맞추는 미소가당신이면 참 좋겠습니다,하얀 그리움에 살포시 않을무릎까지 차 오른 눈물겨운 사람목울대 저리도록보고파 다시 그리워하는 사람당신이면참 좋겠습니다,지상에 누운 천상의 불빛손 모아 마음 모아찬연히 빛이 나는 한 잎 행복사심없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당신이면참 좋겠습니다.당신이면 참 좋겠습니다 / 양애희 2024. 12. 9.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한가지 말만 되풀이한다가만히 눈뜨는 것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갓 피어난 빛으로만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내 사람아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이적지 못 가져 본너그러운 사랑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내 사람아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너를 위하여 / 김남조 2024.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