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음악처럼..38 들국화 ... 곽재구 사랑의 날들이 올 듯 말 듯기다려 온 꿈들이필 듯 말 듯그래도 가슴속에 남은당신의 말 한 마디하루종일 울다가무릎걸음으로 걸어간절벽 끝에서당신은 하얗게 웃고오래 된 인간의 추억 하나가한 팔로 그 절벽에끝끝내 매달리는 것을보았습니다.들국화 / 곽재구 2024. 9. 23. 나의 장미 시인은 아름다운가,시간 위에 장미를 피우려고피를 돌리는 존재 그는 생명인가,언어인가,그의 감옥에는홀로 앉아 시를 쓰는 손만 보일 뿐그는 소경인지도 모른다, 시 속에서만부엉이처럼 눈을 뜨고 사니현실은 늘 저주사랑은 언제나 이별그의 독방에는 그가 풀어 놓은 말들이 저희끼리서로 연애를 하여결국 까만 알을 낳는다, 시는 언어의 딸이 아니라침묵의 딸인지도 모른다,그는 사람을 말한 적도 없다,시 쓰다 보면거기 사람이 있을 뿐숨 쉬는 장미 같은.. 나의 장미 / 문정희 2024. 9. 20. 슬픈 구도(構圖) ... 신석정 나와, 하늘과 하늘아래푸른 산 뿐이로다,꽃 한 송이 피어날지구(地球)도 없고새 한 마리 울어 줄 지구(地球)도 없고노루새끼 한 마리뛰어다닐 지구(地球)도 없다,나와 밤과 무수한 별 뿐이로다,밀리고 흐르는 게 밤 뿐이요,흘러도 흘러도검은 밤 뿐이로다,내 마음 둘 곳은어느 밤 하늘 별이더뇨.슬픈 구도(構圖) / 신석정 2024. 9. 16. 눈물 ... 유안진 그는 내 뼈 중의 뼈요, 내 살 중의 살이라. 뼈가 녹아 물이 되고, 살이 녹아 물이 되고..살아가는 길긴 여과의 과정에서,하늘이 쪼개지고 땅이 울부짖는날이면 날마다 사랑도 시도 그리고학문도 배신을 일삼는 수치와 약점일 뿐,녹아도 녹아도, 녹지 않는뼈와 살..오직 그 하나 나의 참뜻은마지막 그날에 생애를 걸러서 우러나는 한 방울신이 정녕 계실진대무심한하나님 그로 하여 나는.. 눈물 / 유안진 2024. 9. 13. 사랑법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또는 꽃에 대하여또는 하늘에 대하여또는 무덤에 대하여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흐르지 않는 강물과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쉽게 흐르지 말고쉽게 꽃피지 말고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잠들고 싶은 자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그대 등 뒤에 있다.사랑법 / 강은교 2024. 9. 10. 들국화 ... 나태주 바람 부는 등성이에혼자 올라서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아주 아주 생각 말자고.갈꽃 핀 등성이에혼자 올라서두고 온 옛날은 잊었노라고,아주 아주 잊었노라고.구름이 헤적이는하늘을 보며어느 사이두 눈에 고이는 눈물.꽃잎에 젖는 이슬..들국화 / 나태주 2024. 9. 6.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