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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음악처럼..38

9월 ... 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코스모스 들길에서는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태양은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그렇게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9월 / 오세영 2024. 9. 3.
구월의 시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그 만큼 인간은무거워지는 법이다.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기억을 주는 사람아기억을 주는 사람아여름으로 긴 생명을이어주는 사람아바람결처럼 물결처럼여름을 감도는 사람아세상사 떠나는 거비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구월의 시 / 조병화 2024. 8. 31.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호열 꽃이었다고 여겨왔던 것이 잘못이었다가시에 찔리지 않으려고애썼던 것이 고통이었다슬픔이 깊으면 눈물이 된다가시가 된다,눈물을 태워본 적이 있는가,한 철 불꽃으로 타오르는 장미불꽃 심연겹겹이 쌓인 꽃잎을 떼어내듯이세월을 버리는 것이사랑이 아닌가처연히 옷을 벗는 그 앞에서눈을 감는다마음도, 몸도다 타버리고 난 후하늘을 향해공손히 모은 두 손나는 장미를 사랑한다.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호열 2024. 8. 29.
새 ... 황금찬 새는 몇 십년이나 살까내 가슴에 집을 짓고 살았네.어느 날 칼날의 날개를 펴둥지를 따나고 말았네,빈집은 바람이 부는 날울고 있다네.나는 아직도그 새의 이름을모르고 있다네..  새 / 황금찬 2024. 8. 26.
양귀비꽃 다가서면 관능이고물러서면 슬픔이다아름다움은적당한 거리에만 있는 것너무 가까워도너무 멀어도 안된다다가서면 눈멀고물러서면 어두운 사랑처럼활활 타오르는 꽃,아름다움은 관능과 슬픔이태워 올리는 빛이다.양귀비꽃 / 오세영 2024. 8. 22.
항구 하세월 표류해온나의 일엽편주가뱃전 스치고 다시 떠나노니 만약에 예서추운 이를 만나거나눈매 글썽이는 따뜻한 사람을 알았더라면나는 기슭에 배를 두고뭍에 올랐으리라내 배는바닷길 만경장파에흘려 보냈으리라.항구/ 김남조 2024.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