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눈이 오다 그치다 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 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 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나겠지. 끝나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가 있었으니까. 짧은 하루가 문 닫을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고 있는 눈물의 몸이여, 잠들어라, 혼자 떠나는 추운 영혼, 멀리 숨어 살아야 길고 진한 꿈을 가진다. 그 꿈의 끝막이 빈 벌판을 헤매는 밤이면 우리가 세상의 어느 애인을 찾아내지 못하랴, 어렵고 두려운 가난인들 참아내지 못하랴. 겨울 노래 / 마종기 ![]() |
'시처럼 음악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이 매화에게 ... 김길자 (0) | 2025.02.26 |
---|---|
동백 등불 ... 홍해리 (0) | 2025.02.20 |
겨울 ... 조병화 (0) | 2025.02.09 |
쉼터 ... 나호열 (0) | 2025.02.04 |
동백꽃 ... 문정희 (0) | 2025.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