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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

황혼길 ... 장사익

by 나빌레라^^ 2025. 1. 30.


새우마냥 허리 오그리고
뉘엿뉘엿
저무는 황혼을 언덕 너머
딸네 집에 가듯이
나도 인제는 잠이나 들까.

굽이굽이 등 굽은
근심의 언덕 너머
골골이 뻗치는 시름의 잔주름 뿐
저승에 갈
노자도 내겐 없느니,

소태같이 쓴 가문 날들을
여뀌풀 밑 대어 오던
내 사랑의 봇 도랑물

인제는 제대로 흘러라
내버려 두고, 으스스히 깔리는
머언 산 그리메 홑 이불처럼
말아서 덮고
엇 비슷이 비끼어 누워
나도 인제는 잠이나 들까.


저무는 황혼 / 서정주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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