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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곳

Butterfly

by 나빌레라^^ 2024. 8. 22.

 

 


 

 


 

 


 

 


 

 



 온전히 펼쳤다가 접는데
한 생애가 다 걸리는 책이라고 
한다,
그 한 페이지는 하늘의 넓이와 같고
그 내용은 신이 
태초에 써놓은
말씀이라고 한다,
벌레의 시간과 우화의 비
밀이 다 그 안에 있으나 
장주莊周도 그것이 꿈엣 것인지

생시엣 것인지 알지 못하고 갔다 한다,
그러니 내가 무엇
을 더 보태어 말하랴,
꽃과 더불어 놀고 꿀과 이슬을 먹고

산다 하는 전설도 있다,
지금 내 앞에 페이지를 열었다 닫
았다 하는
저 책을 보고
천박하게도 내 곁에 잠시 머물렀
다 사라진
한 여자의 생을 떠올리고
어깨를  들먹이며 잠
시 흐느꼈으니
필시 저 책이 나를 들었다 놓은 것이다
이 나를 읽은 것인지도 모른다,
저 책이 얼마나
크고 두꺼
운지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나비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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