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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곳

신록

by 나빌레라^^ 2025. 6. 10.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 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신록 /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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