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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 가혹한 확신주의자가 두렵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 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나는 차마 발을 내 딛지 못하겠다. 전 존재로 내 지르는 피 묻은 외 마디의 시 앞에서 나는 점자를 더듬듯이 절망처럼 난해한 생의 음표를 더듬고 있다. 동백꽃 / 문정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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