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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음악처럼..

동백꽃 ... 문정희

by 나빌레라^^ 2025. 1. 30.


나는 저 가혹한 확신주의자가 두렵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 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나는 차마 발을 내 딛지 못하겠다.
전 존재로 내 지르는

피 묻은 외 마디의 시 앞에서
나는 점자를 더듬듯이
절망처럼
난해한 생의 음표를 더듬고 있다.



동백꽃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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