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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음악처럼..

와사등 ... 김광균

by 나빌레라^^ 2025. 1. 17.


 차단 한 등불이
하 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 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 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 한 등불이
 하 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와사등 / 김광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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