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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가곡

향수 ... 김동규

by 나빌레라^^ 2024. 11. 19.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 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 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 향수 ....
 정지용시, 노래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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