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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세계

굽이 돌아 가는 길

by 나빌레라^^ 2024. 8. 17.


올곱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 않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 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 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면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 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 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 입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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