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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음악처럼..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by 나빌레라^^ 2024. 11. 24.


혼자 서지 못함을 알았을 때
그것은 치욕이었다,
망원경으로 멀리
희망의 절벽을 내려가기엔
나의 몸은 너무 가늘고
지쳐 있었다,


건너가야 할 하루는
건널 수 없는 강보다 더 넓었고
살아야 한다
손에 잡히는 것

아무 것이나 잡았다,

그래, 
지금 이 높다란 
붉은 담장
기어오르는 그것이
나의 전부가 아냐
흡혈귀처럼 붙어있는 이것이
나의 사랑은 아냐,


살아 온 나날들이
식은 땀 잎사귀로 매달려 있지만
저 담장을 
넘어가야 한다,
당당하게 내 힘으로
서게 될 때 까지
사막까지라도 가야만 한다.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 나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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