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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음악처럼..

12월의 독백 ... 오광수

by 나빌레라^^ 2024. 12. 25.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 맘때 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 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12월의 독백 /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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