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곳37 일말의 계절 아무도 밟지 말라고 가을이 오고 있다무엇이든 훔치려는 손을내려 놓으라고 가을은 온다힘 빠지는 고요를두 손으로 받치듯무겁게 무겁게 차오르는 가을..일말의 계절 / 이병률 2024. 11. 16. 지리산 가을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 때 아무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미워하던 것들도 그리워지는 가을엔 모든 것다 사랑하고 싶어라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김재진 2024. 11. 11. 코스모스 내 여린 부끄러움색색으로 물들고온 종일 길가에 서성이는 마음오직 그대 향한 것이라면그대는 밤길이라도 밟아 내게로 오실까코스모스 / 목필균 2024. 11. 5. 가을 입니다 먼 길 걸어 온 발등보다시리고 아프도록두 눈을 씻을 일입니다갈대들의 호흡에 맞춰두 눈 지그시 감고아픈 상처로 주저앉은 사랑의 흔적을뜨겁도록 입맞춤 해 볼 일입니다마지막 남은 코스모스의 꽃잎으로하늘 가득 꽃무늬 찍어 놓고말간 도랑 물에나뭇잎 배도 띄워 볼 일입니다.소맷자락에 매달리는 둥글어진 기억고즈넉히 읽어 내는그래서 가을 입니다.가을 입니다 / 정기모 2024. 11. 1. 국화 향기 묵향 화선지 위 번지어하얗게 밤 지세는 별빛산 정상 붉던 날들의 그리움어느덧 산 아래강물까지 별빛이다 국화 향 저고리 깃 여미어엷은 가슴팍 시리게 찬 기운풍지 문밖창백한 달빛 엿보면가랑잎 밟혀 오는 사람 발소리 감춘다. 묵향 번진 위에 핀 국화창 잡고 소리죽인 그윽한 빛하얗게 기대여 허허로운 마음붓 접어 붉은 계절 고요히 잠재워간다. 국화 향기 / 이영균 2024. 10. 28. 가을 하늘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파란 물로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그곳에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절실한 생존 같은 거가을은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가을 / 조병화 2024. 10. 25. 이전 1 2 3 4 5 6 7 다음